활동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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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명양로원 및 청담사회복지관 진료봉사보고
작성일:2004.12.07
조회수: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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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12.07 |
조회수 |
4,505 |
혜명 양로원은 시흥 구석에 그렇게 숨어 있었다. 좁은 골목길을 구불구불 돌아가다 보면 언듯 오른 쪽 눈에 들어서는 양옥 5층, 그리고 기숙사 같은 부속 건물이 옆에서 구부러지며 이어지는 그런 풍경이었다. 그 곳에서 우리는 늙고 병들고 친구와 가족에게서 버림받은 노인들을 만났다.
노인들은 표정없이 세월을 죽이고 있었다. 얼마나 실망을 죽쌓았는지 더 이상 지치기 싫어서 그런가 보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앞에서 진료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또렷하게 들어 왔다. 의자를 줄이어 깔고 차례 대로 내과 및 한방 진료를 시작하였다. 안과나 치과가 같이 동행했으면 더 좋았을 것같다는 복지관 담당자님의 말씀도 있었지만 안과는 기계가 없고 치과는 유니트가 있는 줄 아는 사람이 었었으나 하릴없이 휴일을 와서 죽이라고 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어르신들은 너무도 질서정연하게 우리들의 봉사를 느끼고 계셨다. 물론 한방침이 인기 캡이었고 내과에서 가져간 약품들도 정성껏 변 약사와 서약사 힘으로 포장하여 드렸다. 이문호 박사는 가는 데 마다 침이 인기가 높다.
어느 스님 이야기로는 정말 침을 잘 놓는다고 하고 손회장 역시 자기 아픈 데를 너무도 잘 짚어오는 데에 놀랐다고 한다. 이제 몇 번 더 가면 우리 회에서도 이 원장 침을 안맞은 사람 없게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 박사 화이팅!!!
장소 : 금천구 시흥동 소재 청담 사회복지관 건물
일시 : 2004년 10월 28일 오전 10시-오후 2시
참석자 : 봉사자 13명
의사 --- 강경구, 김정숙, 박찬섭
한의사 --- 이문호, 김도희, 송석모
간호사 --- 여오숙, 정안순
약사 --- 변지혜, 문숙연
엔지오 --- 조광명, 박경숙, 손진권
진료인원 남 21명, 여 26명 도합 47명
연령분포
50 60 70 80 90 합
남 1 10 7 2 1 21
여 0 0 6 15 5 27
합 1 10 13 17 6 49
질병 양상
상기동감염증 24, 고혈압 6, 관절염 5, 변비 6, 위염 2, 피부염 2, 두통 3, 부정맥 1, 불면증 1
한방과 12, 침과 6
연인원 68명
진료 소견
1. 결핵이 의심되는 어르신이 있어서 나중에 직촬을 지시하였습니다.
2. 침맞기가 소원이던 할머니 한 분이 있었는데 그 동안 구청이나 시청에서 봉사나온 한의사들은 침을 잘 안놓아주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송석모 선생이 침을 놓아주니까 너무 좋아서 침 맞은 것만으로도 병이 다 나은 듯한 기분이셨다. 침이 현장에서 얼마나 특효를 보이는가는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3. 복지관 고참 할머니 한 분은 자기가 가장 오래 거주한 까닭에 들어오는 할머니마다 하나하나 까탈부리고 참견하고 위세부리다가 독방에 떨어져서 누워 있는 신세가 되었다고 한다. 아무나하고도 참견하다가 싸우만 벌리게 되니가 말이다. 참 사람의 텃 세는 여기서도 여전한가 보다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물에 목욕을 시켰더니 불어서 허얘진 손가락을 입으로 물어 뜯어서 피가 철철 하르는 할머니, 그 할머니는 더 이상 못 물어 뜯게 손가락이 칭칭 두꺼운 테이프로 감겨 있었다. 내 손가락인지 잘 모르시는지 뜨거운 국물에다가 손 가락을 넣기 일수여서 화상이 나을 날이 없다고 하였다.
부처님의 말씀이 이러한 어르신들을 구조적으로 살릴 수 있다고 생각되지만 작은 곳까지 손보아 치미기는 힘들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하였다.
어제 저녁 뉴스에서 우리나라 빈곤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서 질병 치료를 자기가 할 수 없는 인구가 벌써 500만이란다. 우리 젊었을 때와 무엇이 다른가 돌이켜 보게된다.
앞으로 노인들 진료는 1; 피부병, 2; 안과, 3; 치과, 4; 정신과 등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판단되었다.
벌써 오랜 역사를 가진 복지관과 양로원이지만 별로 크지 못한 것을 느낄 때 스며드는 마음의
허전함은 우리들만의 고독일까? 누구는 여기서 혜택받고 다른 이들은 그대로 갈 곳 없는가...
시설을 공개할 수 없는 것은 예산이 한정되어 있어서 진료 보고 숫자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40-50명 내외에서 제한하고 있는 듯한 인상이었다. 과연 그렇다면 인류에게 고른 혜택을 나누어 줄 그러한 복지는 가능한 것일까?
가능한 것은 무한한 생명의 변주곡에서 울려 퍼지는 맑은 한 소리이런가
칠십 년전에는 네가 나이더니
칠십 년후엔 내가 너로구나
좋아하는 서산대사의 절명시를 적어 본다.
나무관세음보살마하살
합장
복지관 김대영 선생님, 양로원 배명희 선생님 우리를 따듯이 돌보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 인연은 그칠 줄을 모른다고 합니다. 복지하는 사람들은 어디서나 다시 만나게 된다고 하지요. 그 날 환대에 즐거웠구요. 안과나 치과 문제는 석왕사 진료소를 통해서 언제든지 도워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배명희 선생님께서 필요하시면 제게 전화 주십시오.
약국에서 너무도 즐겁게 봉사해준 변지혜, 문숙연 두 약사님들 고맙습니다. 특히 변 약사 허스키는 상당히 감동적이었다. 나중에 노래 한 번 시킬테니 준비하세요. 문 약사는 앞으로도 많이 도와주시고 좋은 복전 많이 지으세요.
고맙습니다.
나무 메다라야 니라간타(아미타불의 별칭)
강경구 합장